LA서 카트만두까지 20여시간 긴 여정, 풍부한 문화유산…한인운영 여행사도

▶해발 8000m가 넘는 히말라야 연봉들이다. 구름 위에 떠 있는 섬같다. 히말라야에 들어서면 처음 만나는 장관에 사람들은 순간 숨을 멎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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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루하지만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면서 관광객들은 마음 속 때를 씻어낸다. |

몇년 전부터 한인들 중에서도 히말라야에 다녀온 사람들을 가끔씩 만난다. 히말라야에 다녀온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히말라야가 자신의 삶을 바꾸었다고. “저렇게 가진 게 없이도 살 수도 있구나. 저런 미니멀한 삶도 가능하구나.”
그리고 그들은 만나는 사람 마다 “히말라야로 가라”고 권한다. 남루하지만 때 묻지 않은 소녀의 순박한 눈동자를 보면서,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설산의 보름달을 마주 대하면서 우리들 내면에 또아리 틀고 있는 온갖 욕심과 미움, 두려움을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속세 탈출 ‘신들의 산으로’ 가본다.
LA에서 히말라야로 가는 게 쉽지는 않다. 우선 직항 비행기가 없다. 태국 방콕이나 중국 상하이 홍콩 등을 경유해 네팔 카트만두로 들어가야 한다. 경유지까지 가는 것만도 15~16시간이 걸린다. 거기서 다시 7~8시간을 더 날아가야 한다. 비행기 값도 2500달러를 넘는다. 하지만 그곳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들의 눈부신 파노라마가 펼쳐져 있다.
비행기가 히말라야로 들어설 때 쯤이면 승객들은 창가로 몰려든다. 구름 위에 떠 있는 하얀 섬들. 해발 8000m가 넘는 봉우리들이 비행기 옆에 서 있다. 순간 숨을 멈춘다. '세계의 지붕'을 찾은 사람들은 히말라야와 그렇게 첫인사를 나눈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첫인상은 분주하다. 입국수속을 하는 데만 2시간이 걸린다. 공항을 나서자 손님을 태우려는 짐꾼들로 인산인해다. 실업률이 50%를 넘는다 하니 거리마다 사람들로 붐비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카트만두는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다. 낡은 자동차의 배기가스와 정비되지 않은 도로에서 나오는 먼지가 뒤섞여 공기가 좋지 않다. 민감한 사람은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언뜻 봐선 문화적 요소를 찾기 힘들다. 하지만 세계문화유산이 7개나 있는 문화의 보고다. 힌두교의 영향을 받은 왕궁과 불교사원들이 오늘의 삶과 어우러져 어디까지가 유산이고 어디서부터가 현재인지 가늠하기가 힘들다.
시내 중심부 더르바르광장에 있는 쿠마리 사원에는 살아있는 '처녀신'이 있다. 4~5세 때 뽑힌 소녀가 초경 때까지 실존의 신으로 추앙받는다. 사원에 들어가면 기부를 해야 처녀신의 얼굴을 볼 수 있다. 특별한 날이 아니어서 그런지 화장은 했지만 평상복 차림으로 3초 정도 얼굴을 보여주고 사라진다. 사진촬영은 금지다.
파슈파티나트 사원 근처 바그마티 강변에 가면 경이로운 장면이 펼쳐진다. 힌두교 장례의식이 대중 앞에서 진행된다. 여러 곳에서 화장을 하기 때문에 시신이 들어와 타오르고 재가 되어 강물에 실리기까지 전 과정을 한번에 볼 수 있다.
카트만두에선 히말라야가 멀찌감치 보인다. 히말라야를 더 가까이 느끼려면 네팔 제2의 도시인 포카라로 가야한다. 히말라야 코 앞에 위치한 조그만 호수마을이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위한 출발점이다. 카트만두에서 육로로도 갈 수 있지만 경비행기를 이용하면 30분쯤 걸린다.
포카라 여행의 진수는 일출 감상에 있다. 해발 1600~1700m까지 택시가 올라간다. 거기서 동네 뒷산 올라가듯 200~300m 정도 트래킹을 하면 '사랑고트'란 산에 오른다. 설산이다.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를 손에 닿을 듯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오른편에서 떠오른 해는 제일 높은 곳부터 황금빛으로 서서히 녹여낸다. 모두가 숨죽이며 햇살이 그려내는 영상을 보고 있는 사이 카메라 셔터 소리만 '샤각샤각'울린다. 해발 1900m에 불과한 야산이지만 여행객들이 히말라야의 품에 들기엔 충분하다.
물에 잠길 듯 스릴 넘치는 보트를 타고 안나푸르나 형제 봉우리들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도 있다. 11월부터 2월까지 겨울 건기 중에는 40여일 정도 구름없이 깨끗한 하늘을 볼 수 있다.
버스를 타고 남쪽으로 160km 정도 내려오면 평원지대에 치트완 국립공원이 있다. 1973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뒤 철저히 야생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동서로 최대 80km 남북으로 23km에 달한다. 코끼리 사파리를 즐길 수 있고 운이 좋으면 코뿔소나 사슴을 볼 수도 있다.
네팔을 여행할 땐 가이드가 있어야 한다. 공항을 나서면 현지인 가이드들이 우르르 몰려온다. 이들 중 한국말을 할 줄 아는 현지인 가이드를 어렵잖게 구할 수 있다. 숙소에 들어가 주인에게 부탁해도 된다. 외국인 노동자로 한국에서 일한 적이 있는 네팔인 가이드들이 꽤 있다. 가이드 비용은 숙식을 포함해 하루 500루피(약 13달러) 정도.
네팔 현지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여행사에 연락하면 여행 경비를 줄이는 것은 물론 유용한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산악인 박영석씨가 운영하는 '빌라에베레스트'(www.villaeverest.co.kr) 교민 장정모씨의 '코리안트렉'(www.nepaltour.pe.kr) 산악인 출신 류배상씨의 '트레킹캠프'(www.nepal.pe.kr)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