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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워프, 이스탄불, 상하이 등도 토종 부티크 번창 유행에 신경 쓰지 않고 소량의 고급 의상으로 승부
벨기에 앤트워프 시내의 유난스럽지 않은 거리. 쇼핑용 손수레를 밀고 가는 중년 여성들과 시가전차만이 한가롭게 오간다. 의상 디자이너 팀 반 스틴베르겐(29)의 작업실이 숨어있는 동네다. 바느질 공장터에 자리 잡은 그의 작업실 벽면은 인조 목재로 꾸며졌고, 의자들도 싸구려 플라스틱 제품이다. 그런데도 왠지 매력적인 분위기가 감돈다.
작업실 벽에 압정으로 고정시켜 놓은 메릴린 먼로와 마리아 칼라스의 사진들 때문이다. 반 스틴베르겐이 준비 중인 2008년 패션쇼에 영감을 불러일으킨 주인공들이다. ‘할리우드의 여신이 그리스 신화의 프리마돈나를 만나다’가 패션쇼의 주제다. 앤트워프가 세계적인 패션의 중심지가 아니라는 점은 반 스틴베르겐도 안다. 그러나 그는 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소박한 스카이라인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프랑스 파리에 살다 보니 이곳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깨닫게 됐다. 앤트워프는 매우 다문화적인 공간이다. 동시에 너무 좁은 곳이기 때문에 오히려 바깥 세계를 탐구하게 만들고, 그래서 그런 세계의 영향을 받도록 한다”고 반 스틴베르겐은 말했다.
세계 패션계는 늘 파리, 뉴욕, 런던, 밀라노를 중심으로 움직여 왔다. 모두 중요한 패션 위크가 열리는 본고장이자, 첨단 의상을 추구하는 쇼핑객들의 성지다. 이런 패션 명소들이 패션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여전히 높다. 그러나 등급은 한 단계 낮지만 새로운 패션 쇼핑의 명소들이 그들의 패권에 도전한다. 대표적인 예가 앤트워프, 시카고, 이스탄불, 상하이 같은 도시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