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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만 넘어가면 한국은 인민공화국(김창순 이사장) 10/25/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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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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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만 넘어가면 한국은 인민공화국(김창순 이사장)


꼭 읽으시고 이웃에게 전합시다.
  
김창순 이사장 인터뷰

사회주의식 통일가능성 매우 높다
- 송두율 입국은 ‘높은 차원’의 ‘어떤’ 결정


송두율 입국은 ‘높은 차원’의 ‘어떤’ 결정


북한연구소 김창순 이사장은 기자와 마주대하자 좀체 말문을 열지 않았다. 오랜 침묵 시간동안 가끔씩 “그 참~” “후~”라는 낮은 중얼거림과 한숨을 내쉴 뿐, 기자의 방문 의도를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그는 말을 하려들지 않았다. 올해 83세. 평생 북한연구에 몸바쳐온 한국 최고의 북한 전문가가 송두율이란 한 인물의 등장에 이처럼 평상심을 잃은 까닭은 무엇일까, 그의 주저함에 기자도 덩달아 가슴이 답답했다.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이념의 혼란이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북한연구소의 좁은 이사장 방 안에 고스란히 재생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어색한 침묵의 시간이 흐른 후 드디어 그가 입을 떼었다. “송두율이 개인적으로 왔겠습니까?” 그 말을 꺼낸 뒤, 김 소장은 손수건으로 입가를 훔쳤다. 입속 가득 침이 고여 입가를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던 까닭이다.


현 정권은 근로계층이 지배적 위치에 오르기 이전의 과도 민족민주정부
남한에서 의회 죽어버리면 북한과 다를 것 없어
북한 노동당 서열 23위는 대단한 지위 … 전향은 곧 죽음을 의미


최노석 : 이사장님께서는 지난 봄 저희들과 대담할 때 노무현정권을 ‘민족민주정부’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재독학자 송두율 씨 입국으로 나라가 사상적인 혼돈상태를 보이는 모습입니다. 먼저 ‘민족민주정부’의 개념부터 정리해주십시오.

김창순 : 안보관계 세미나가 있으면 되도록 다 참가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발표나 토론하는 사람들이나 다들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 북한은 우리에게 무엇인가’하는 대전제 없이 관념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민족’을 내세우지 않습니까. 북한은 대남정책노선이라는 분명한 노선이 있는데 이 노선문제를 말하지 않고 ‘민족, 민주’를 강조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민족민주정부’라는 말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북한이나 한국이나 둘 다 같은 민족이고 민주주의라는 의미입니다. 다만 한국은 자유민주주의인 반면, 북한은 인민민주주의입니다. 즉 국가(Nation)라는 공통분모는 같지만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분자가 다를 뿐입니다.

그들은 통일에도 공식이 있다고 일관되게 주장합니다. 남의 민주공화국과 북의 인민민주공화국을 ‘C’(자본주의)도 아니고 ‘S’(사회주의)도 아닌 ‘D’(민주주의)라는 공통분자로 바꿔놓자는 것입니다. 남과 북은 이미 다같이 민주공화국이니까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는 것이죠.

말은 그럴싸합니다. 그러나 북한과 남한의 민주개념은 본질적으로 같은 수가 없습니다. 한 가지 본질상, 표면상 다른 차이가 있다면 바로 ‘의회’입니다. 의회주의가 있는 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지만 의회주의가 없는 민주주의는 인민민주주의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문제는 그 의회주의가 죽어간다는 것입니다.

정신 차려야 합니다. 결국 의회가 죽어버리면 북한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이것을 구할 세력이 없는데 누가 합니까? 우리가 해야 합니다. 시대의 풍조가 이렇다 보니 한사람이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게다가 현재 남한에서는 민족, 민주의 개념을 혼합시켜 국민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사실상 이런 혼란은 바로 공산주의자들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북한은 1975년 10월 북한 노동당 창립 제 30주년 기념연설을 통해 ‘민족이념’으로 통일하자는 소위 연공(聯共) 통일을 요구했습니다. 그 핵심 주장은 통일은 남한의 자본주의만으로 가능하지도 않고 북한의 공산주의만으로도 가능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남의 자본주의도 북의 공산주의도 아닌 ‘민족이념’으로 통일하자는 이야기입니다.

처음 ‘민족민주정부’라는 말이 나온 것은 1960년대 말 소련 ‘세계공산당대표자회의’에서 였습니다. 여기의 선언이 바로 ‘민족민주주의정부’의 수립단계입니다. 이것이 한반도에 어떻게 도입됐는가 하는 것은 1985년 10월 통혁당을 폐지하고 대신 민민전(민족민주전선)이 생기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민민전의 성립은 바로 모스크바 선언을 이행하는 것입니다.

당시 2차대전이 끝나고 식민지였던 나라들이 신흥민족국가로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런 나라들이 어떻게 하면 후진국가에서 근대적 민족국가로 빨리 바뀔 수 있을까를 고민을 했습니다. 북한은 민족민주정부의 수립단계에서 높은단계, 낮은단계를 주창했죠.

즉 한민족사에서 근로계층이 지배적 지위에 오르기까지 과도적 정권형성이 있어야 하는데 북한은 노동자층이 지배하는 인민민주주의를 이뤘으니 높은단계의 민족민주정부를 수립했으나 한국은 아직 그렇지 못하니 경제면으로 월등히 앞서더라도 전체적으로 보면 낮은단계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북의 높은단계와 남의 낮은단계를 절충할 수 있는 중간단계를 만들자는 내용입니다.

최노석 : 그렇다면 공산주의 전략전술에 가장 정통한 분으로서 북한이 그들의 통일전선을 형성하기 위해 남한 내에서 어떤 계획으로 움직이도록 할까요? 북한 입장에서 분석해주시면 합니다.

김창순 :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북한이 ‘민족이념’으로 통일하자는 주장은 사실 1970년대 당시만 해도 북한의 ‘정치용어사전’과 ‘철학사전’에조차 그 용어가 수록되어 있지 않을 정도로 정체성이 없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때 (70년대)에는 한반도 유일합법적 민족주권이 오직 유엔의 승인을 받은 대한민국이라는 국민사회의 공인(公認)이 확고한 애국심으로 강렬했기 때문에 북한정권은 고작 불법적 한 개의 지방정권에 불과하다는 관념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1980년 10월 10일 노동당 제 6차 대회에서 김일성은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을 내놓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이 지금까지의‘고려연방공화국’이란 명칭에 ‘민주’라는 2자(字)가 더 붙여졌다는 점이지요. 왜 이 같은 변화가 왔습니까.

북한은 70년대 전 기간을 통해 반파쇼 민주화의 투쟁에 국가적 정력을 총집중했습니다. 당시 출판물을 보면 등장하는 그 누구도 민주화를 부르짖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바로 이 시대 흐름에 편승하자는 것이 고려연방이 아니라 고려민주연방으로 개칭하게 된 이유라고 봅니다.

이 방안은 3개항의 전제조건을 달았습니다. 첫째 조국의 평화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남한에서 ‘사회의 민주화’를 실현해야 한다. 그리고 남한에서 반공법과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반공통치기구들을 없애야 한다.

둘째, 먼저 남한에서 유신체제를 청산하고 이에 기초하여 현 정권을 ‘민주적 정권’으로 교체해야 한다.

셋째, 북한과 미국 간에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주한미군은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은 ‘조선의 내정간섭’을 중지해야 한다 등 대한민국의 국가적 정체성 포기를 강요했습니다. 아하, 그런데 가만 보면 이 전제조건들이 이미 남한 내에서 이뤄졌거나 시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들은 고려민주연방제의 성격구조를 다음과 같이 주장합니다.

첫째로 남북이 서로 상대방에 존재하는 사상과 제도를 그대로 인정하고 용납하는 기초 위에서 남북이 동등하게 참가하는 민족통일정부를 수립하고 그 밑에서 남북이 같은 권한과 의무를 지니고 각각 지방자치제를 실시하는 연방공화국을 창립하여 조국을 통일해야 한다.

둘째, 남북이 같은 수의 대표들과 적당한 수의 해외동포 대표들로 ‘최고민족연방회의’를 구성하고 거기에서 ‘연방상설위원회’를 조직, 남북의 지역정부를 지도한다.

셋째, 연방국가의 국호는 통일국가의 이름을 살리고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정치이념을 반영하여 ‘고려민주연방공화국’으로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1980년 11월 11일 남북사회와 해외의 각당각파(各黨各派)의 각계층을 망라한 적당한 수의 대표로 평양이나 제3국에서 ‘고려민주연방공화국’창설을 위한 예비회의를 열자고 제의했습니다. 그러니 북한이 언제 ‘고려민주연방공화국’의 창설을 위한 예비회의를 소집하게 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또 반드시 예비회의를 거칠 것인지 여부도 알 수 없는 현실입니다.

최노석 : 그렇다면 남한 내 통일전선을 형성하기 위해서 북한은 내년 4월 17대 총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리라 전망해 볼 수 있습니다. 저들이 어떤 전략으로 총선이 임할 것 같은지요? 예를 들면, 친북정당을 구성한다거나, 아니면 노무현 대통령이 일본에서 밝혔듯 공산당 합법화로 방향을 잡게 될까요?

김창순 : 그 이상은 생각지 못하셨습니까? 그 참~. 그렇게 되기 쉽습니다. 공산당 정권이 들어서고 내년 총선으로 국회의원신분이 되어 국가보안법 철폐나 주한미군철수 법안을 내 놓은 것 등 모두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요즘 ‘간첩’이란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초등학생들이 있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국민입장에서 이것이 무엇인지, 대체, 민족이 뭐고, 민주가 무엇인가 알쏭달쏭하게 만드는 것. 이것을 이용하는 것이 공산주의전략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어디 가서 하겠습니까. 우리 나라 교육에서 이미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는데.

최노석 : 송두율을 한국에 초청하는 데는 표면적으로 남한 내 몇 몇 사람들이 움직인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반드시 대남공작부서의 지령에 의해 움직였을 것입니다. 지금도 송 씨의 한국 입국 의도가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는 까닭도 그 때문인 줄 압니다. 그를 남한으로 입국시킨 북한의 의도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김창순 : 송두율 개인이 혼자 왔겠습니까? 이 문제는 ‘그 사람 개인의 문제가 아니로구나’는 생각입니다. 사실 개인으로서 송 씨는 지금 인생문제에 방황을 하고 있습니다. 남한은 북한 노동당 서열 23위 김철수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몰라요. 그 지위를 그만두는 것, 그것은 엄청난 것입니다. 전향하는 것은 그대로 ‘죽는 것’과 같습니다.

송두율 문제는 간단한 개인의 망명, 전향 문제가 아니라 상당히 포괄적으로 생각해서 결론을 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런데 ‘높은 차원에서는 이미 결정이 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민족, 민주라는 용어가 이렇게 혼란스럽게 쓰이는 데 이젠 합법적인 절차만 밟으면 되는 것은 아닌가합니다.
좀 지나간 이야기이지만 촛불시위 할 때 초등학생들이 혈서를 쓰고, 반미를 외쳤다는데, 도대체 초등학생이 ‘반미’가 무엇인지 어떻게 알겠습니까마는 이런 현상들이 뭘 의미하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정리/최영은 기자 claymaking@
사진/이승재 기자 fotolsj@
미래한국 200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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